13월까지 있는 세계관
클로로 (벤젠) 21세 망국의 패잔병
용병단 벤젠의 부단장. 진짜 부단장은 아니지만 단장 작위를 노렸기 때문에 모두가 귀여워하는 의미로 + 성장하라는 의미로 부단장이라고 불러줌. 용병단 벤젠은 혹독한 설산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대단히 유명한 용병단이지만 그렇다고 몸집이 크지 않음. 단 개개인의 실력이 어마무시해서 현 왕조의 기사단과 맞먹는 전력이라고 평가되고 있음. 그래서 전쟁의 기미가 보였을 때 급하게 고용되었으나 고용으로 돈을 받는 대신 우리들을 왕실의 기사단으로 인정해줄 것 + 마땅한 작위와 명예를 내려줄 것을 요구하여 왕실의 기사단이 되었음. 이는 설산에서 정착하고 살아가기엔 너무 혹한기였기 때문에 살아남기 어려웠으며.. .마물과 싸우는 것보다 명예를 통해 안정적인 삶을 사는 게 나을 것이란 단장의 판단 때문임. 용병단 모두는 동의한 게 아니었으나 그래도 모두가 단장의 뜻을 따르게 됨.
그리고 전쟁이 벌어짐. 전쟁은 총 1년 2개월동안 진행되었고 벤젠은 잘 이겼음. 클로로 참전 나이는 17세 12월. 19세 1월에 마지막 전투를 치룸. 그러나 제국vs왕국이라서 벤젠의 전쟁터를 제외하면 제국이 압승하고 있었음. 그래도 벤젠은 동료들을 잃어가며 최선을 다했고 '절대로 패배할 것이라 여겨지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둠. 이는 전쟁을 끝낼 수도 있을 만큼 어마어마하게 어려운 전투였고 그러나 단장은 치명상, 단원들은 거의 다 치명상과 사망을 겪었고 그나마 중상이었던 클로로가 이 소식을 수도로 전하게 됨. 무덤도 만들지 못하고 5일을 자지 않고 중상의 몸으로 말을 타고 달렸으나 도착한 수도에서는 왕국의 모든 걸 제국에게 바치고, 속국이 아닌 합병을 진행하고자 함. 패배 선언이었음. 왕조는 제국의 후작으로 호의호식할테고 왕국의 귀족들도 제국에서 작위를 받아 적당히 벌어먹고 살 것임. 왕국민들도 제국의 국민으로... 약간의 편견과 차별은 있겠으나 국민으로 살아갈것임. 그리고 기사들은 명예를 안고 퇴직하거나, 불명예를 안고 새 주인을 섬기게 되기로 함
그렇다면 벤젠은 명예를 갖고 죽은 것으로 할 수 있었느냐? 아님. 급조된 기사단이라는 이유로 용병단 취급을 받음. 사리사욕(돈)으로 전쟁에 가담한 이들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모욕당하게 됨. 즉 벤젠은 약속받은 명예조차 챙길 수 없었음. 그 자리에서 왕족의 목을 다 따버리려고 했으나 단장이 명예를 아는 기사라면 주인을 섬기는 법, 주인에게 칼 끝을 겨누면 안 된다고 하던 것이 떠올라 그들을 죽여버리지 못함. 그래도 기사도를 맹세한 건 왕조니까... 그 뒤로 행방불명되고 벤젠은 사라짐.
~~의 마법사 23세 쯤에 육신의 나이가 고정됨...
벤데믹으로 불리지만 본명은 루치페르 (루페)
제국에서 허용하지 않은 흑마법을 구사할 수 있는 존재. 사실 그냥 대단한 대마법사라고 할 수 있겠으나 흑마법을 구사하기 때문에 마탑에도 제국에도 소속되지 못하고 외곽에서 살아가는 중임. 약간 최초의 흑마법 실험에서 천륜을 거슬렀기 때문에 육신의 시간이 흐르지 않는 저주를 받음. 어느정도냐. 사람을 되살릴 수 있음. 불사지만 치료의 권능이 있는 건 아니라 흉터도 많고 상처도 많음. 태어날 때부터 사람의 마음에 잘 공감하지 못하고 가진 게 없어서 소유욕이 조금 큰 사람임. 여러 우여곡절이 참 많아서 이제는 조용히 살아가고 있음. 수습할 능력도 저지를 힘도 있으나 귀찮아져서.
그런 벤데믹을 찾아온 쬐깐한 계집애…. 당연하게 클로로임. 벤젠의 모두를 살려달라는 부탁을 하러 옴. 자비를 구걸하며 바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바치겠다고 함. 유니콘의 뿔, 드래곤의 심장, 오크의 가죽, 인간의 영혼까지… 필요한 게 있으면 다 구해다줄게. 무엇이든 할게. 그러니까 제발 되살려줘. 라고 구걸하고 있는데 루페도… 시체가 아니남고 영혼이 바스라진 존재는 살려줄 수 없음. 벤젠은 영혼은 둘째치고 시체조차 어디에 있는 지 모르잖음? 전쟁터를 뒤지면 나오겠으나 그게 상해있으면 곤란하기도 하고 무덤도 없어서 알아볼 수 없기도 하고…. 그래서 거절함. 클로로 굴하지 않고 일주일 내내 그 집 앞에 꿇어앉아 있었고... 그 과정에서 폭우가 왔는데도 버텨서 어쩔 수 없이 문을 열어줌
벤젠의 누구도 살려줄 수 없어. 시체도 없고, 영혼도 떠났고, 네가 대가를 대신 치룰 수도 없잖아.
말했잖아요? 이젠 이해하고 있어요.
그러면 뭘 위해서 버티고 있는 건데?
그럼에도 부탁을 하고 싶어서요.
무슨 부탁.
벤젠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게 해주세요.
클로로 왈 자신은 멍청하고 한심해서 명예를 얻는 법 따위 모른다. 태어나길 길바닥에서 태어났고 용병으로 자라 기사로서의 명예는 알지만 실천하는 법도, 규율도, 예법도 모르고 있다. 그러니 죽어버린 그들을 어떡해야 기사로 만들 수 있을지, 모욕당하지 않고 명예로울 수 있는지. 그들의 죽음이 고귀했음을 알리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주길 바란다고. 그게 아니면, 그렇게 해주길 바란다고.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할테니까 당신의 검이 되어줄 수도 있으니까. 이 말에 조금 동함. 나의 검이 되어준다? 나의 것이 본디 다 바스라져버린 루페로서는 조금 흥미로운 제안이었고... (뭐 딱히 티는 안나지만) 그러면 다른 건 다 필요 없고 나의 소유가 될 수 있냐고 물어봄. 클로로는 어떤 의미인지 묻지도 않고 승낙함 그것으로 벤젠의 모두를 명예롭게 만들 수 있다면 하겠다고. 되겠다고.
그러면 계약의 성립. 루페의 마법을 통해 클로로는 루페에게 귀속된 존재가 되는 거임. 이후로 함께 방랑하며 제국의 방방곳곳을 다니기로 함. 사실 겉보기의 관계성은 불도저 클로로를 루페가 얼레벌레 쫓아가면서 막는 거에 가깝지만 루페 손짓 하나로 클로로가 꿇을 수도 있는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