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디 흔한 해피 엔딩과,
흔해빠진 이야기에게
“ 누구나 해피 엔딩을 꿈꾸기 마련이잖아. ”
[ 외관 ]
보라색으로 물들인 짧은 머리카락. 안광 없는 녹안. 햇빛을 자주 마주한 적 없다는 양 창백한 피부, 긴 팔다리에 비해 조금 숙이며 다니는 몸. 털이 넉넉한 케이프와 목티, 긴치마까지. 부츠는 무릎 직전까지 올라오는 형태이다.
[ 이름 ]
지소예
[ 나이 ]
22세
[ 성별 ]
女
[ 성격 ]
조용한 :: 몽상가 :: 거리감
조용한 사람. 릴튼 호텔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공동체 생활보단 각자 알아서 살아남는 편이었음을 감안해도, 눈에 띄는 성정 없이 조용한 사람이었다. 존재감이 옅어, 있는 줄 몰랐다는 말도 더러 나오는 것을 보아. 의도적인 고요인 것 같기도 하다. 언제나 한 구석에 서있거나, 눈을 꼭 감고 구석에 앉아, 귀를 틀어막거나. 호텔이라는 장소적 위치를 고려해도 제법 눈에 띄는 점 없이 얌전한 사람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생각이 많은 천성이 드러나는데. 행동과 말보다는 생각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머리에서 상황을 그리고, 글을 쓰고, 해피엔딩의 무언가를 도출해내는 식의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누군가와 교류를 할 시간에 생각이나 한 장 더 하고,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눌 시간에 글을 한 장 더 쓴다고들 한다. 그러한 성격 탓에, 타인과 말을 잘 섞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소예에게서는 거리감이 느껴진다고들 한다. 친한 사람은 아무도 없고, 의지할 사람도 아무도 없다. 믿음이 아예 안 가는 건 아니지만, 긴급한 사람에 손 뻗기 애매한 느낌의 사람이 아닐까.
공미포 :: 413
[ 스탯 ]
근력 : 1
민첩 : 7
지능 : 7
행운 : 5
[ 기타 ]
소설가
소설을 몇 편 집필했다. 유명한 작가는 아니고. 웹소설 사이트 하단 부분에서 겨우 발견할 수 있는 정도. 대체적으로 흥미로운 소재, 유려한 필력을 가진 작가로 알음알음 유명하지만. 엔딩이 언제나 진부하고 흔해빠진 해피 엔딩이기 때문에 이 바닥에선 용두사미 작가로 유명하다. 그마저도 몇 년 전부터 슬럼프인지, 연재 중이던 작품도 휴재에 접어들면서 사실상 작가 생활이 거의 끝났다는 듯. 필명과 본명이 같다지만, 생각 외로 알아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글.
여전히 놓지 못한 것. 아마 수첩에 짧은 단편들을 적고 있다. 호텔 방에 틀어박혀 내내 이것만 했다는 듯. 그러나 남에게 공개한 적이 없고, 결과적으론 흔해빠진 해피 엔딩의 용두사미일 테니. 딱히 읽지 않는 게 좋을 것도 같다.
릴튼 호텔.
슬럼프를 핑계로 호텔에 묵으며, 글을 쓰기 위해 체크인을 했다. 하는 일이라곤 이 사태가 벌어지기 전과 크게 다를 바 없이, 방에 틀어박혀 글을 쓰는 일이었다. 조식도, 레스토랑도 이용하지 않고. 오로지 편의점 삼각김밥만으로 허기를 달래며 글을 썼다고 한다. 그러나 체크 아웃을 일주일 남겨둔 시점, 이 사태 -뭐라고 지칭해야 할까. 괴이? 아니지. 사실 우리 모두, 공포와 절망이라고 생각하잖아.-가 벌어져 빠져나가질 못했다.
공미포 :: 4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