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내가지각이라고?
[ 1월의 시작, 허둥지둥 발을 딛고. ]
“ 마리퐁트의 앤, 인사드리기엔 늦었나요?! ”
외관
네? 기숙학교요? 갑자기요? 어머니!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요!?
허둥지둥 짐을 싸고, 허겁지겁 달려 나간다. 어라? 이거 완전 지각 아냐? 기차 놓치는 거 아니야? 사실 어머니가 늘 말하시던 호그와트 -진짜 실존하는 학교가 맞지요?- 로 가는 기차는 한 개 밖에 없댔는데! -아닌가요? 아이, 참. 까먹어버려서.- 그러니까 9, 9번 승강장 하고, 그 사이에. 어라? 벽밖에 없잖아요! 머리는 달려서 죄 헝클어지고, 어머니가 예쁘게 묶어주신 노란 리본은 주머니에 박아둔 지 오래. 붉은 머리 땀에 적셔 휘날린 앤이 승강장의 내부로 들어갔을 때, 커다란 짐가방을 한 손에 든 앤이 열차가 떠나기 직전에 탑승할 수 있었다. 에메랄드 빛 눈에서 눈물이 크게 고였으나, 열차가 떠나지 않음을 깨닫자마자 쏙 들어간 것은 불행 중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이름
앤 마리퐁트|Anne Mariepont
나이
11세, 1학년
성별
여성
국적
영국
키/몸무게
141 cm / 39 kg
혈통
혼혈
성격
# 착한 아이, 앤.
# 친절하고 다정해, 사랑 넘치는 아이.
# 그래도 조금은 심약한 편.
저희 앤은 다정한 사람이에요. 저는 그 아이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바라보는지 전부를 알 수 없지만. 그 아이의 마음이 따듯하다는 건 알아요. 비단, 딸이기 때문에 이렇게 평가하는 게 아니랍니다. 사람을 보는 것에 혈연이나, 지연, 학연 따위를 넣어봤자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착한 아이죠, 네. 주변 엄마들이 다 부러워할 정도로 착한 아이예요. 어렸을 때부터 울지도 않고 방긋방긋 잘 울더니, 힘들고 지친 날이 오면 꼭 침대 옆에 앉아 책을 읽어주겠다고 했지요. 읽어줘야 하는 건 저인데도요. 저는 그렇게 착한 아이가, 앞으로도 착하게 자라나길 바라고 있습니다. 다정을 잃지 않고, 친절을 배워나가고.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아이로요.
앤은 훌륭하게 자랐어요. 사랑이 넘치는 아이죠. 처음 보는 아이들에게도 곧잘 웃어주며, 손을 뻗어주곤 해요. 왕따를 당하는 아이가 있었다고 하는데…. 앤은 숙제를 해야 한다는 핑계로 꼭 그 아이와 손을 잡고 놀기도 했었죠. 결과적으로 가해자들은 앤 때문에 그 아이를 괴롭히지 않았어요. 사랑이 넘친다는 건, 그만큼 사랑받는다는 거예요. 사랑받는 아이를 적으로 돌리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어머니의 입장으로 말하긴 부끄럽지만, 우리 앤은 사랑받고 있는 아이죠. 그것도 행운이에요.
하지만 그래도 걱정되네요. 심약하거든요. 사랑을 받고 자라 당당하다면 당당하지만, 고집도 제법 있어 어디 가서 당하고만 있을 것 같진 않지만, 생각이 많아서일까요. 허둥지둥거릴 때도 잦고, 혼자서 울음을 꾹 참는 경우도 많고. 어찌할 바 모르겠다는 듯 갈팡질팡거릴 때도 많아요. 남에게 쉽게 동화가 되기도 하고, 눈치도 조금 많이 보고. 살다 보면 극복해낼 성격적 결함임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어린애다 보니 쉽지 않군요. 쉽게 기가 죽고, 쉽게 놀라요. 쉽게 울고, 또 쉽게 속이 상하죠. 어쩔 수 없어요, 그건. 그러니 저는 기도할 뿐이죠. 오늘도 앤에게 다정하길 바란다, 같은 걸요.
우리 앤, 사랑하는 내 딸.
무사히 졸업해야 할 텐데.
- 앤 마리퐁트의 어머니, 마델 마리퐁트가.
지팡이
12인치
포도나무
유니콘의 깃털
Slightly Yielding
특징
마리퐁트 家
父 트랄 마리퐁트
母 마델 마리퐁트 (前 마델 시퀼라)
외동딸 앤 마리퐁트
영국 리버풀에 살고 있는 가족들. 가문이라고 지칭하지만, 그마저도 옛날 옛적의 이야기. 아버지는 마리퐁트 자작의 후손이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딱히 중요한 게 아니다. 현재 아버지는 출판 일을 하고 계시며, 앤이 태어나기 전에 기업을 차려 중소기업치고 성공한 CEO의 길을 걷고 있는 중. 어머니는 현재 피아노 강사로, 집에 학생들을 불러와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둘 사이에는 자녀, 앤이 한 명 있는데. 건조한 사막에 떨어져도 사랑받을 정도로 귀여운 아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앤은 본인의 가족들을 무척이나 사랑한다. 그중 제일 좋아하는 건 어머니!
마델의 이야기.
어머니가 하는 이야기는 전부 좋아해요. 몰래 숲을 드나든 이야기라거나, 학교의 구석진 곳까지 나아가 본 이야기라거나. 지팡이를 휘둘러 멋진 마법을 성공했다는 이야기들이 얼마나 아름답게 들리는지, 들어보지 않으면 모르실 거예요! 저는 어머니께서 해주시는 이야기를 아주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결심했죠. 나중엔 어머니 같은 마녀가 되자! -입학 통지서도 안 날아왔는데 웬 마녀냐고요? 그렇지만 전 어머니의 딸이니까 마법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나중에 엄청난 사건사고가 생긴다면, 어머니처럼 멋지게 극복할래요. 적과 맞서 싸우고, 절대로 정의를 굽히지 않고! 사랑하고, 사랑받고, 승리한다! 어머니의 이야기는 늘 이렇게 끝났으니까요. 그 이야기의 새로운 주인공이 되고 싶어요. 그러면 먼 훗날, 저도 제 아이에게 어머니처럼 이야기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
혼혈
딱히 중요한 일은 아니라지만…. 앤의 어머니, 마델 마리퐁트는 순혈 가문 시퀼라의 사람이었다. 물론, 호그와트 졸업생이었으며 기숙사는 후플푸프. 불사조 기사단 출신으로 전쟁에 참여하였으며, 모든 일이 끝난 뒤에 이전부터 마음에 두고 있던 트랄 마리퐁트와 결혼했다. 따라, 순혈 마델 시퀼라와 머글본 트랄 마리퐁트가 낳은 딸 앤 마리퐁트는 혼혈인 셈. 태어났을 때부터 어머니께 마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언젠가 자신도 호그와트에 갈 것이라고 생각하였으나…. 사실 막연하게 '가지 않을까~?' 정도에 불과한 마음이었어서, 입학통지서를 받은 순간부터 지금까지 얼떨떨함을 지우지 못했다는 듯. 그 탓에 이게 웬걸? 늦잠을 자버렸지 뭐야?
피아노와 동화
앤은 피아노를 잘 치고, 동화를 잘 쓴다. 이것은 전적으로 어머니의 영향을 짙게 받은 탓이다. 아버지는 기업을 운영하느라, 제법 바쁘시기 때문에. 어머니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높다. 그때마다 어머니 마델은 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또 많은 곡을 들려주었다. 어머니를 깊게 사랑한 앤은 그 모습을 따라 하고자 피아노와 글짓기를 배웠고, 그 결과 취미라면 취미, 특기라면 특기가 된 셈이었다. 어디가서 빼는 사람은 아니다 보니, 듣고 싶거나, 원한다면 부탁해보자.
소지품
노란색 리본 머리 끈
아버지의 편지. 어머니의 동화책.
오선지